Performer : Actress
Interview with Ju In Young
루멘 23f/w 시즌은 'performer' 라는 타이틀로 시작하여,
Winter 컬렉션에서는 평범한 일상에서 스치는 타인을 섬세히 들여다보며 내면을 탐구하는 배우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performer의 이야기를 나눈 주인공은 주인영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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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멘
배우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인영
저는 연기를 전공하지 않았어요. 평범한 대학 생활 중 진로 고민을 하면서 교환학생을 가려고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하는 시트콤을 보게 되었습니다.
시트콤에서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는 가족의 모습이 마냥 좋았어요. 배우로서라도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교환학생 대신 휴학을 결심하고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연기를 배우면서 제 스스로 감정이 많이 닫혀있다고 느꼈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점점 연기의 매력이 빠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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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멘
연기에 표정, 말 외에도 중요한 요소가 있을까요?
인영
전공이 연기가 아니다 보니 거의 준비되지 않은 채로 현장에서 활동했어요.
그곳에서 몸을 많이 움직여보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고 복싱, 필라테스, 요가 등 다양하게 배우기 시작했어요.
몸을 쓰면서 마음의 여유도 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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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멘
인영님의 대본을 숙지하는 과정, 방법은 어떤가요?
인영
대본을 받으면 혼자 집에서 감정은 배제하고 읽어요. 여러 번.
확실히 현장 리허설에서 상대와 합을 맞추면 더 빠르게 대본을 습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입에 잘 붙지 않는 구절은 혼자 해석해 본 내용을 토대로 감독님과 대화하는 것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숙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루멘
현실 속 '본인'과 다른 작품 속 '역할(타인)'에 몰입하는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인영
가장 최근에 한 작품에서 그랬는데요, 단편영화였어요. 투병 중이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자매가 각자의 방식으로 감정을 추스르는 내용이에요.
실제로 저는 무덤덤한 성격인데 가족들에게도 그래요.
제 성격이 캐릭터에 비해 다소 무뚝뚝하고, 워낙 살갑지 못해 우려가 되어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역할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현실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되죠. 이때 원래의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매순간 역할에 몰입하는 일은 어렵지만 현장에 계신 스태프들과 상대 배우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환경이나 그 공기 속에서 어떻게든 해내는 걸 보면 늘 신기해요.
루멘
배우로서 매 작품을 임하는 마음은 어떤가요?
인영
(작품마다 다르지만) 저는 영화 볼 때 살아있다는 감각과 안정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제가 출연한 작품을 볼 때도 이런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자면, 아침에 눈뜨기 힘들고 유독 무기력한 날에는 영화 속 주인공이 부지런하고 활기찬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에너지를 얻기도 하잖아요.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아도 실제론 아무 일인 것들 투성이인,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보여주는 작품 속에서 숨 쉬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 안에 공감하는 메시지나 깊이 있는 이야기면 더욱 좋겠어요.![]()
루멘
영감을 받기위해 특별히 하는 것이 있나요?
인영
저는 영감만을 위한 목적으로 작품을 보지는 않아요.
오히려 일상에서 사소한 것으로 영감을 받죠. 하루를 마무리하고 마지막에 혼자 술 한잔하는 걸 좋아해요
(일동 웃음)
맥주나 위스키를 마시면서 영화 한 편 보거나, 일기 쓰고, 친구와 통화하고, 라디오를 듣는 등
그런 평범한 일상이요.
루멘
인영님의 일상도 궁금해요. 평소 선호하는 옷차림, 선호하는 가방 스타일은?
인영
옷차림은... 예전엔 더 박시하고, 편안한 옷을 자주 입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페미닌 스타일이라고 꼭 불편하거나 신경을 쓰게 되지만은 않아서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곤 해요.
그리고, 전 평소에 크고 투박한 가방을 좋아해요. (저널 백을 가리키며) 이 제품 마음에 드네요(웃음).
루멘
퍼포머 performer ( 연기자, 배우자,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를 정의하자면?
인영
보이는 사람? 의도의 여부를 떠나서 누군가에게 ‘보인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액팅을 해야 하는데
상황에서 바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어렵긴 해요.
그 어려운 일을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 그게 퍼포머 역할 아닐까요?![]()
Actress : Ju In Young
Interviewer : Atelier de LUMEN